외할머니

외할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. 건강이 악화되신건 좀 된 이야기지만 최근엔 더 악화되시는 것 같다. 다리와 허리가 아프신 것 외에, 노인성 치매가 오고 계신 것 같다.

자기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시고, 한달이 며칠인지를 기억하지 못하시고, 자식들의 이름을 혼동하기 시작하셨다. 엄마는 외할머니가 자신을 알아보는 날 동안 자주 찾아가야겠다고 하시고, 멀리 출가해 고생하느라 소홀한 자신을 탓하신다.

누군가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는건 힘든 일이다. 특히 사람이 제일 그렇다. 또한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. 언젠가는 나 또한 떠나야만 함을 느끼게 되기에.

언젠가 내 두뇌에도 단백질이 차오르고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잊어가는 날이 오겠지. 내가 누군지도 잊은 늙고 병든 고기덩이가 되어 누군가의 짐이 되어 연명하는 날이 오겠지. 두려운 일이다. 그리고 슬픈 일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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